有一天去银行
我和恋人手拉着手办存折
玻璃门的翅膀在身后吱嘎作响
银行固守原地,没有飞走
我和恋人心满意足
梦的形状多种多样
我们嘻嘻哈哈地分烟
银行的礼节只有禁烟
也许人们相爱,只是出于
对世界的嘲弄,爱,爱,爱
自言自语着走出银行
玻璃门的翅膀没有羽毛
在门外点烟
恋人还在嗤嗤地笑
恋人告诉我
从现在起我们属于未来
还要在未来长大成人
我点了点头,心痛
刚刚在头顶破产的鸟飞走了
扑棱棱
落下羽毛般的雨滴
有一天,我们会有很多钱
作者 / [韩国] 沈甫宣
翻译 / 薛舟
어느 날 은행에 갔었네
애인과 나 손 꼭 잡고 통장을 만들었네
등 뒤에서 유리문의 날개가 펄럭거리네
은행은 날아가지 않고 정주하고 있다네
애인과 나는 흐뭇하다네
꿈은 모양이 다양하다네
우리는 낄낄대며 담배를 나눠 갖네
은행의 예절은 금연 하나뿐이라네
어쩐지 세상에 대한 장난으로
사랑을 하는 것 같네 사랑 사랑 사랑
이라고 중얼대며 은행을 나서네
유리문의 날개에는 깃털이 없다네
문밖에서 불을 붙여주며
애인은 아직도 낄낄거리네
우리는 이제부터 미래에 속한다고
미래 속에서 어른이 되었다고
애인이 나에게 가르쳐주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 아프네
금방 머리 위로 파산한 새가 날아갔네
후드드득
깃털 같은 빗방울들이 떨어지네
어느 날 우리는 많은 돈을 갖겠네
심보선
“有一天,我们会有很多钱”,把这句话连读三遍。
“也许人们相爱,只是出于对世界的嘲弄”,把这句话连读三遍。
然后想一想,有多少年没去银行办过存折了,而且还是和恋人手牵着手一起去。因为没有钱,就不用去银行办存着,因为没有钱,可能就不会真的有恋人。想想你独自一个人去银行,拿着区区两千块钱去开户,柜台里的小姐姐翻着白眼的表情,填单子时任何一个小瑕疵都让你撕掉重写。银行的翅膀没有羽毛,银行固守原地,不会飞走。它飞不走的样子,才像是对没钱的人的嘲弄。
“有一天,我们会有很多钱”,多么幸运,没有钱但是有愿意和你牵着手去银行办理存折的恋人。一个存折就是一个种子,一个蓄水池,一份希望,从那一刻起你们就都属于未来,会和存折里的数字一起长大成人。当然,存折也可能是一份抵押,用来偿还贷款,所以诗人又说,心痛刚刚在头顶破产的鸟飞走了。也许是新买了房子,股票,或者一张赌德国队夺得2018世界杯的足球彩票。
“有一天,我们会有很多钱”,也许人们穷且相爱,只是出于对世界的嘲弄。你们嘻嘻哈哈地分烟,你们相爱,心满意足。
荐诗 / 流马
2018/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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